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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떠난 여행은 처음이지 싶었다. 아마도 서로 너무나도 무심하게 지내온 시간이 길었기에, 그래도 조금은 서로의 이야기가 궁금하기에 시작된 길이었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늦은 저녁시간, 책상에 앉아 글을 적거나 방을 정리하다보면 별다른 이유없이 형 생각이 날 때가 있다. 혼자 떨어져 지내는 통에 일년 중에도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 우리다. 형이 집에 오는 날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할일을 조용히 하거나, 각자의 약속으로 밖으로 나가곤 한다. "다녀올게.""응, 다음에 봐. 잘 다녀와." 그것이 대화의 모든 부분이다. 이전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했지만, 이제와 돌아보면 형이 먼저 내게 다가오려고 했던 때가 있었던 듯 싶다. 꽤 지난 오래전 일이다. ..
(이번 글은 여행에 대한 정보가 아닙니다.) 너무나도 다른 성향을 지닌 형제가 있다. 한명은 말이 적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걸 좋아하고, 또 다른 한명은 분주하고 산만하기까지 한 사고뭉치 동생이다. 바로 형과 나의 이야기다. 생각과 흥미가 너무나도 다르다고 어릴적부터 생각해왔다. 굉장히 어른스럽고 생각이 많아 보이는 형은 그런 사람이고 여전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가끔은 내면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맥주 한잔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나는 항상 밖으로 돌아다니곤 해서 30년이 지나도록 우리 형제에겐 둘이 같이 외출한 기억이 손에 꼽는다. 아니, 한 손의 손가락 수를 다 채우지 못한다. 3살의 터울 밖에 없는 나이이지만 이상하게도 어릴적부터 형은 어른 같았다. 별로 나에겐 흥미를 갖고 있진 않은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