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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HONGKONG, #2] 길에서 나눈 이야기

pop-up 2016. 1. 20. 15:16



둘이 떠난 여행은 처음이지 싶었다. 아마도 서로 너무나도 무심하게 지내온 시간이 길었기에, 그래도 조금은 서로의 이야기가 궁금하기에 시작된 길이었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늦은 저녁시간, 책상에 앉아 글을 적거나 방을 정리하다보면 별다른 이유없이 형 생각이 날 때가 있다. 혼자 떨어져 지내는 통에 일년 중에도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 우리다. 형이 집에 오는 날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할일을 조용히 하거나, 각자의 약속으로 밖으로 나가곤 한다.


"다녀올게."

"응, 다음에 봐. 잘 다녀와."


그것이 대화의 모든 부분이다. 이전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했지만, 이제와 돌아보면 형이 먼저 내게 다가오려고 했던 때가 있었던 듯 싶다. 꽤 지난 오래전 일이다. 중학생이 되던 시절 유독 나는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방향과 가치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어느 학교를 가게 될지('가고 싶은지'가 아니었다.), 주변의 누군가를 보며 닮고 싶은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생각해보곤 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많이 가치관이 때때로 바뀌고 무엇하나 길게 끌고 가는 일이 없었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가 무슨 학원을 다니니까 나도 다니고 싶어졌고 금새 비슷한 실력이 되면 누구보다 쉽게 그것에 질려하고 흥미를 잃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삶의 방식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주변의 누군가와 닮고 싶은 욕심이라기 보다는 보이는대로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왠지 나는 형과는 반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막내의 소심한 반항이라고 해야할까, 생각이나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 차리면서 부터 반대의 성향으로 움직여보자고 마음을 먹었던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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