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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 #1. 父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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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 #1. 父子

pop-up 2009. 8. 22. 00:21


그제 밤, 퇴근하는 길.
오늘도 이래저래 작업하다가 시간이 벌써 10시가 되어버린.
더운 날씨 탓에 땀도 많이 나고, 사무실은 습도가 높아서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던 기억.
그런 몸을 이끌고 버스 정류소로 가고.

그저 바닥을 쳐다보며 걸어가던 중에 나도 모를 기운에 이끌려 고개를 들어 왼쪽을 바라 보았을 때, 무언가 너무나도 행복함을 가득 품은 아이의 얼굴.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소년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

그 남자는 길거리에서 구두 수선을 하는 남자.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가만히 바라보니 구두 수선소가 새로 바뀌어 있었다.
(시에서 지원하는 것인지 건너편 버스 정류장 가판대도 같은 재질, 같은 색상의, 같은 시리즈로 디자인된 철제 건물이 보였다.)
그들의 표정, 행동 그리고 그 마음이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새로 바뀐 아버지의 작업공간이 너무나도 좋은 아들.
무언가 자신있고,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든든한 어깨.
아들은 그 어떤 누구의 표정보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아버지는 이 장소로 인하여 마음속의 자아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을 터였다.

너무나도 행복한 그 부자의 모습으로 인하여 바라보던 나 역시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으며 이 이야기를, 이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웃어버린 것은 -
아버지가 수선소 안에 들어가서 무엇인가를 살펴보는데, 아들이 장난으로 밖에서 자물쇠를 잠궈버려서 안에서 당황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유리창 사이로 보이던 그 모습 때문.

과거의 사건때문에 순수함을 잃어가던 나에게 다시 한번 순수함을 잃지말라 이야기 하고 싶던 나의 자아가 일깨워주려 보게 된 풍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純粹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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