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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의 기억, 어머니
제일 멋진 물속 어느 겨울, 코엑스 행사로 아쿠아리움 초청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교제하던 친구와는 다녀온 곳이었기에 잠시 고민하다가 별 다른 계기라고 할 것 없이 어머니와 길을 나섰던 날이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나섰던 날이 언제였는지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기에 그렇게 했으리라.다양한 모습과 색상을 지닌 해양생물을 가만히 바라보던 어머니가 윗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웃으시며 가만히 사진찍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씀하셨다. ‘정말 평생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이네.’ 그 말에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는 먹먹함으로 잠시 그대로 멈추어 버렸다. 여자친구와는 아무렇지 않게 다니던 그런 장소가 어머니에게는 그리도 근사한 신세계였던 것이다. 아쿠아리움이란 흔한 장소가 어머니에게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처음보는..
pop-up_on the road
2013. 6. 24. 00:55
지난 날의 길을 걷다
사진... 찍어놓은 사진이란 것이 저는 좋습니다. 그 시간을 다시 보고 걸어볼 수 있잖아요. 이 당시에 제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저 시간에 저기에서 사진을 찍었는지. 모든 걸 기억할 순 없지만, 많은 걸 기억하게 해주니까요. 저 사람들은 무얼하는지, 무얼 보는지... 집에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겠지요.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은 남자... 하지만 이 사진에서의 주인공은 흘러가는 버스였어요. - 지난 날을 볼 수 있게 담아주는 제 사랑 쥐백이와 보관해주는 외장하드에게 사랑의 말을 전합니다.
pop-up_on the road
2010. 1. 11. 10:44